블로그를 쪼갰다

오늘, 드디어 블로그를 쪼갰다.


이걸 어디서부터 이야기해야 할까?

내 블로그의 시작은 티스토리였다. 닉네임인 'TetraTheta'와 블로그 'Blog'를 조합해 'TetraLog'라는 단어를 만든 후, 그걸 계속 블로그 이름으로 써오고 있다. 단순히 'TetraTheta의 블로그'라고 부르는 것보다는 훨씬 낫지 않은가.
나중에 가서야 tetralog라는 단어가 이미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되었지만.

그렇게 계속 티스토리 블로그를 운영하다, 정보 글을 따로 정리한 블로그를 별도로 개설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TetraLog에 전용 카테고리를 개설한 다음 거기에 글을 쓰는 방법도 고려했지만, 뭔가 내키지 않았다.
두 번째 블로그의 이름은 'PIVOX'로 정했는데, 대체 왜 그런 단어를 만들고 사용한 건지는 까맣게 잊어버렸다.

그렇게 TetraLog와 PIVOX 두 블로그를 운영하던 중, 티스토리에 정나미가 떨어져 버렸다.
어찌 된 영문인지는 몰라도, 티스토리 블로그에 접속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 점차 늘어나고 있었다. 링크를 클릭하고 페이지가 나타나기까지 10초 정도의 시간이 걸렸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이게 굉장히 불만족스러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티스토리 스킨을 최대한 가벼운 것으로 바꿨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그렇게 계속 불만을 참고 있던 내게 두 가지 악재가 찾아왔다. 22년 10월에는 카카오 IDC에 불이 나 티스토리를 포함한 카카오의 모든 서비스에 보름 넘게 접속할 수 없게 되었고, 3개월 후인 23년 1월에는 티스토리의 이용 약관이 변경되어 카카오가 티스토리 블로그에 구글 애드센스 광고를 강제로 삽입하게 되었다.
IDC 화재로 인한 접속 불가 사건은 사고였으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구시렁대며 넘어갔지만, 광고 강제 삽입은 내가 티스토리를 떠나게 만드는 결정적인 이유가 되었다.

예전에 조사한 대로, 처음에는 Oracle Cloud Infrastructure에 NGINX를 설치한 다음 Hugo로 만든 블로그를 직접 올려 서비스할 생각이었다. Cloudflare CDN과 Cloudflare Tunnel을 이용해 기본 데이터 센터인 LAX가 아닌 ICN에서 블로그를 제공하려 하기도 했고.
그런데 정작 OCI에서 블로그를 위한 새 인스턴스를 생성할 수 없었다. 오류 메시지에 따르면 내 계정이 속한 리전에 더 이상 새 인스턴스를 만들 수 없다고 했다.
한번 OCI 계정의 리전을 선택하면 다시는 리전을 바꿀 수 없었기에, 다른 리전을 선택하기 위해선 기존 OCI 계정을 탈퇴하고 새 계정을 만들어야 했다. 그런데 탈퇴한 후, 새 계정을 만들 수가 없었다. 고객센터에 문의한 결과, 한 번 탈퇴한 계정과 연관된 정보로는 새 계정을 생성할 수 없다고 했다.
결국 OCI 사용을 완전히 포기하고 Render에 블로그를 올리기로 했다. 내 블로그와 같은 정적 사이트는 완전 무료로 서비스할 수 있고, .onrender.com 도메인도 기본으로 제공하니, 매우 좋은 선택이었다. 만약 OCI에서 블로그를 서비스했다면 매년 도메인 유지를 위해 돈을 내야 했겠지.

블로그 이전을 위해, 티스토리에 있던 글을 23년 10월부터 하나하나 마크다운으로 재작성하기 시작했다. 말이 '재작성'이지 글을 새로 쓰는 것과 다름없었기에 모든 글을 마크다운으로 옮기는 데에 꽤 긴 시간이 걸렸다.
사용자를 새 블로그로 안내하는 스크립트를 티스토리 블로그에 올리는 것까지 포함해 모든 작업이 끝난 건 약 7개월이 지난 24년 5월이었다.

그렇게 계속 Render에서 블로그를 운영하다가, 아직도 티스토리에서 운영 중인 PIVOX를 TetraLog에 병합하기로 결심했다. 마침, 새로운 정보 글을 써야 했고, 티스토리에 새 글을 쓰기는 싫었기 때문이었다. 어차피 티스토리에 있는 PIVOX에는 TetraLog의 Render 이주 후 새로운 글을 쓰지 않기도 했고 말이다.
다만 TetraLog에 했던 것처럼 PIVOX의 모든 글을 TetraLog로 옮기지는 않았다. 기존 티스토리 PIVOX는 그대로 내버려둔 채 TetraLog에 PIVOX라는 새 카테고리를 만들고 거기에 새 글을 썼다. 어차피 티스토리 PIVOX에 있는 정보는 너무 낡아 더 이상 유효하지 않았으니까.

그렇게 내가 만든 모든 블로그가 TetraLog로 합쳐졌다.

 

그러다 오늘 또다시 블로그가 쪼개졌다.

옛날 티스토리에서 블로그를 운영할 때부터, 나는 게임 스토리를 사진으로 찍어 글로 남겨오고 있었다. 원신이 그랬고, 명조도 그랬다.

처음에는 글을 쓰는 데에도 큰 수고를 들이지 않아, 게임 스토리를 즐기는 데에 별다른 지장을 주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사진을 찍고 글로 옮기는 데에 필요한 시간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옛날 원신 스토리를 정리한 글과 최근 명조 스토리를 정리한 글을 비교하면 후자의 텍스트 수가 훨씬 많을 거다.
그리고 그게 본말전도가 되어, 게임 스토리를 즐기는 데에 방해가 되었다. 아직 글로 옮기지 못한 사진이 늘어날까 두려워 게임 스토리를 보지 못하게 되었거든.

그래서 몇 년 동안 이어온, 게임 스토리를 글과 사진으로 옮기는 걸 이제 그만두기로 했다. 그리고 여태껏 미뤄온 게임 스토리를 미친 듯이 보기 시작했다.
아, 진작 이렇게 할 걸.

그런데 그렇게 하고 나니, 게임 스토리를 정리한 글이 부담되었다.
게임 스토리를 사진과 글로 정리한 만큼, 게임 스토리 글은 그 양도, 용량도 매우 컸다. 사진을 WebP로 변환해 파일 크기를 최대로 줄였음에도 총용량이 2.2GB에 달할 정도였으니까.
Hugo로 만든 사이트 특성상, 이 용량은 전체적인 빌드 시간을 늘리는 주범이 되었다. 최신 버전의 블로그를 빌드하기 위해선 게임 스토리를 포함한 약 2.5GB의 파일을 GitHub에서 내려받아, Hugo로 사이트를 빌드한 후, Render의 프로덕션 서버에 올려야 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전체 용량이 크면 클수록 이 모든 과정에 드는 시간이 늘어나게 된다.
하지만 이제 게임 스토리 글은 적을 생각이 없다. 하지만 블로그에는 새로운 글이 점차 쌓이게 될 거다. 앞으로 업데이트되지 않을 2.2GB의 용량은 이제 빌드 시간을 증가시키는 원인이 되고 말았다.

그래서 마음 편하게 게임 스토리 부분을 따로 떼어내기로 했다. 이름은 일단 TetraLog Game Story로 정했다. 이제 TetraLog의 용량은 500MB 이하로 떨어졌고, 사이트 빌드 속도도 몹시 빨라지게 되었다.


이 글 하나를 쓰는 데에만 2시간이나 걸렸다. 더 늦기 전에 게임 스토리 글을 쓰는 걸 멈춰서 다행이라고 해야 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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