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첫 뽑기부터 천장이라고?

하…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첫 뽑기부터 천장을 찍을 줄은 정말 몰랐다.

오픈한 날부터 매일 했으니 오늘이 9일 차인데… 오픈 기념 이벤트나 성장 가이드 이벤트 등에서 얻은 보상을 싹 다 털어 넣으니까 어찌 9일 만에 120회 뽑기가 가능은 하더라고. 하지만 그걸 이렇게 알고 싶지는 않았어!

스택에서 제외되는 10회를 제외하고도 110회 뽑기를 진행했는데, 아직도 레바테인이 없다.
헤드헌팅 허가증이 4장 있고, 파생 오리지늄을 오로베릴로 바꾸면 1050개가 되며, 오로베릴은 2475개가 있으니, 그걸 다 쓰면 마지막 뽑기 10회를 돌릴 수 있다.

그러니 다음 뽑기에서 레바테인이 나오는 건 당연한 일. 그래서 그런가, 큰 감동은 없더라고.

어째 무기 뽑기에서 고작 10회 만에 전무가 나오더니만… 이렇게 될 예정이었기에 그랬던 건가?


오늘은 엔드필드가 오픈한 지 9일이 되는 날이다.

게임이 정식 출시하기 한참 전 ― 아마 작년의 일이었을 거다 ― 처음으로 게임 정보가 공개되었을 때 든 생각은 '아니, 대체 무슨 약을 했기에 F2P 온라인 가챠 게임에 공장 콘텐츠를 넣을 생각을 한 거지?'였다.

일반적으로 '공장 콘텐츠'는 시간을 굉장히 많이 잡아먹는 콘텐츠이다.

가령, 어떤 물건을 만들기 위해 기계와 컨베이어 벨트를 일렬로 배치했다고 하자. 이건 굉장히 비효율적인 방법이다.
각 공정마다 필요한 재료, 필요한 시간이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가령, 어떤 재료가 두 배 더 필요하다면 그 재료를 생산하는 라인을 두 배로 설치해야 기계가 놀지 않는다.
기계를 배치할 수 있는 공간이 한정되어 있기에, 모든 기계들을 최대한 가깝게 설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공간 낭비로 이어지고, 생산할 수 있는 물건의 수량이 낮아지게 된다.

이걸 다 계산하고 설계해야 하니, 당연히 필요한 시간이 많아질 수밖에.
그런데 그걸 F2P 온라인 가챠 게임에 넣는다는 건… 진짜 상상조차 하지 못한 일이었다. 괜히 제작사인 하이퍼그리프와 그 대표, 해묘를 두고 '아방가르드하다', '전위적이다'라고 말하는 게 아닌 모양이다.

그리고 내 걱정과는 반대로, 공장 콘텐츠가 꽤나 재미있었다. 24시간 붙잡을 정도는 아니지만, 나름 중독이라 할 정도로 재미를 붙였다.

그렇다고 해도 원하는 물건을 최대한 많이 뽑기 위해 공장의 공정과 전선 배치를 최적화하는 과정은 그리 재미있지 않았다. 공정 최적화는 다른 사람이 공유한 설계도를 쓴다 쳐도, 전선 최대 길이가 고작 80m인 건 정말 답답하기 그지 없었다. 기왕 하는 거, 시원하게 160m로 늘렸으면 좋았을 텐데.

 

조금 웃긴 일이긴 한데, 공장 콘텐츠가 재미있는 만큼 전투 콘텐츠가 재미가 없었다. 그냥 칼 들고 붕쯔붕쯔하는 것 같아…

일단 캐릭터의 기본 공격 대미지가 그렇게 높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배틀 스킬을 시원하게 펑펑 날리고 다닐 수도 없다. 궁극기가 충전되는 속도는 달팽이보다 느린 것처럼 느껴진다. 결국 플레이어가 경험하는 전투의 대부분은 그냥 캐릭터가 총이나 칼을 들고 적을 향해 붕쯔붕쯔 휘두르는 게 전부인 것이다. 타격감은 그냥 없고.

 

엔드필드는 흔히 말하는 '원신식 BM'과 전혀 다른 BM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나는 아직도 엔드필드의 뽑기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사람들이 말하길, 120회를 뽑을 수 있는 재화가 없으면 아예 뽑기를 시도하지 말라고 하던데… 그 정도의 재화를 쌓아두는 게 가능하긴 한 건가?
일단 '80회에 6성 하나, 120회에 픽업 6성 하나'라고만 이해했다.

무기 뽑기는 캐릭터 뽑기에서 얻은 재화로 진행할 수 있다는 게 상당히 신기하긴 하다. 그래서 무기 뽑기에 대한 부담은 확실히 적은 편이다. 소위 '천장'이 비교적 낮기도 하고.

이 모든 게 다 더해지니, '맛없는데 묘하게 맛있는', 그래서 자꾸만 손이 가는 그런 게임이 나왔다.


출석 3일 차에는 아델리아를, 10일 차에는 아델리아의 전무를 주니, 자고 일어나면 아델리아의 전무가 날 기다리고 있을 거다.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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