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던 카니발 축제 당일이 되었다.
거리 곳곳에는 축제 장식이 걸렸고, 광장에서 에코들이 공연을 펼치고 있다.
분명 카를로타가 방랑자에게 가면을 줬을 텐데 왜 가면을 끼고 있지 않은 걸까?
혹시나 해서 가방을 열어 가면을 직접 장착해 보았지만,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낮과 밤을 넘나드는 자유의 비둘기
카를로타 아가씨가 당신과 포포의 인상에 따라 맞춤 제작한 카니발 가면이다.
가면은 반쪽 가면으로 설계되어 개성과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으며, 동시에 전투에 필요한 것들을 잘 고려하였다. 지나치게 번잡한 장식이 없어 시야를 가리거나 행동을 방해하지 않는다.
착용 가능.
글을 쓰면서 알게 된 건데, 방랑자와 포포의 가면은 서로 색배치가 정반대이다.
방랑자의 가면은 우측이 흰색이고, 포포의 가면은 좌측이 흰색이다.
좋네!
마거리트의 레스토랑에 주문에 폭증한 탓에, 레스토랑 운영에 핵심이 되는 「베키」에게 과부하가 걸려 버렸다.
젠니 역시 카니발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으나, 이번 카니발이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하는 게 당장의 최우선이란 걸 알고 있기에 애써 참고 있다고 한다.
선행 공약의 「시모스 선생」이 다른 사람들의 사진을 찍는 와중에 자신과 친구들의 사진을 찍지 못하는 것에 서운해하고 있다.
그래서 페비와 함께 사진을 찍어주었다.
페비도 카니발을 함께 즐겼으면 하지만, 페비 역시 수도회의 성직자로서 카니발의 질서를 유지해야 하기에 카니발에 참여하지 못한다.
오… 「시모스 선생」에게 홀로그램을 투사하는 기능이 있는 줄은 몰랐는데.
돌발 상황이 생기는 것을 대비해, 몬텔리 가문 사람들이 라군나성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고 한다.
미리 계획했던 대로, 우인 극단이 라군나성에 들어오면 방랑자와 카를로타가 함께 즉흥 공연을 벌이다가 잔성회의 계획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면 된다.
자유가 방종에 이르면 「분열」의 마귀가 비집고 들어오는 법…
여러분, 짧은 쾌락에 빠지지 말고 명심하십시오… 우리가 무엇으로 「연결」되어 있는지…― 깊은 바다 수도회 수좌, 펜리코
생명은, 구속돼야만 하는가?
삶이란, 즐겨야 의미가 있는 법!
모래성에 갇힌 자유로운 영혼들이여… 우리들과 함께 하자!― 우인 극단 단장, 브렌트
그 꼴을 못 참고 펜리코가 지루하고 현학적인 이야기를 꺼내지만, 브렌트가 이에 정면으로 맞받아친다.
플로로가 대놓고 따라오라며 방랑자를 유혹한다.
피안화를 따라 이동한 곳은 광장 근처의 어느 건물 옥상.
저번에 로렐라이가 말하길, 자신을 조종한 사람들의 지도자가 「지휘자」로 불렸다고 했다.
거기에 쐐기를 박듯, 플로로가 자신을 「지휘자」라고 지칭한다.
플로로가 알 수 없는 말을 하자, 거기에 대한 방랑자의 대답이 정말 웃기다.
지난번에 지금의 당신처럼 이렇게 수수께끼를 즐겨 말하던 사람은 이미 감옥에 갇혔어요.
해석하면 '스카라고, 너처럼 말하던 녀석이 있었는데, 지금 감옥에 있어'이고, 거기서 조금 더 나아가면 '처신 잘하라고. 감옥 가기 싫으면.'이 된다.
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승소산 스토리가 끝날 즈음에 플로로가 나와 스카를 곧 탈옥시킬 것처럼 말하던데… 지금쯤 스카는 어떻게 되었을까? 벌써 탈옥했을까, 아니면 여전히 금주성 감옥에 갇혀 있을까?
스카가 결국 감옥에 갇혔다.
이 문장 하나로 스카가 퇴장하는 걸 보고 실소가 나왔었는데…
그나저나 잔성회는 여전히 '수호신의 공명자' 혹은 '수호신과 2차 공명을 한 공명자'를 찾고 있는 모양이다. 대체 그걸 찾아서 뭘 하려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방랑자의 눈앞에서 사라진 플로로가 라군나성 상공에 나타나더니, 미리 뿌려 둔 피안화를 동시에 활성화시켜 성 안에서 공연 중이던 에코를 전부 잔상으로 바꿔버린다.
이야… 마치 커튼을 걷듯이 하늘을 순식간에 검은 하늘로 뒤바꾸는 연출은 정말 멋진걸.
무대는 올라갔고, 커튼도 걷혔으니… 배우들이 입장할 시간이야.
그럼… 즐겨주시길.
그래서 이런 말을 한 건가.
하늘에 피안화 세 송이가 떠있다.
저걸 모두 파괴하면 성안의 잔상들이 사라질 거라고? 그렇게 쉽게?
